사진가 백상현
이제염오(離諸染汚): 생태적 사유의 흔적(1)
김석원(시각예술 평론)
백상현 작가의 2019년 <시화호> 사진은 20년째 시화호의 변화를 기록하면서 다시 돌릴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부재를 극한까지 밀어 올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 속의 풍경은 사라지고 그 대신 사진작가가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 추억 등이 남겨졌다. 결국 안타까운 표현이라는 작가의 마음은 감정의 문제만 아니라 ‘표현되지 않는 여운이 생성’되는 것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 있지만 소중함을 간과하는 우리 것들을 흑백사진으로 기록했다.
<시화호>는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시화호의 풍경을 유유히 담아내고, ‘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화면 속에 담긴 나무와 들판, 사람과 바람은 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이제염오, 離諸染汚>는 <시화호> 사진에서 보여주었던 주변에 늘 있지만 소중함을 간과하는 ‘정적인 이미지’와 ‘표현되지 않는 여운이 생성’ 된다는 점에서 동일한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그는 꽃을 통해서 수행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그것은 연꽃이 보여주는 열림에서, 연꽃 자체로 살기 위한 수행이 엿보인다. 여기서 언급하는 ‘정적인 이미지’는 형태적인 모습에서 표현되지 않는 여운이 생성되는 것은 수행으로 연결된다.
백상현이 <작가 노트>에서 연꽃 사진을 찍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그는 우연한 기회에 연꽃 밭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는 썩은 진흙 속에 죽은 연잎만 물속에 묻혀있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진흙 속에서 인고(忍苦)하는 과정에서 고귀한 꽃으로 승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짧은 순간에 작가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모습과 함께, 이제염오(離諸染汚)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백상현은 연꽃은 진흙탕에 있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하지만, 연꽃을 인간 세상에 비교하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 세상은 매일 매일 갖은 유혹과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통에 대한 인식은 염세주의 철학에서 도전하는 최고의 경지에 해당한다. 염세주의 철학은 인간에게 금욕고행(禁慾苦行)을 요구한다. 그 말의 의미는 법정 스님이 언급한 ‘신앙생활’과 같다. 인간은 매일매일 정진하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어느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고 중요의 미덕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한다. 항상 오늘에 지중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이 말의 의미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호계속
``백상현 사진가는 10번째 개인전을 2021년 6월21일부터 2021년 7월11일까지 흑백사진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관곡지 연 갤러리에서 초대전으로 기획하고 있다.``
백상현 사진가 프로필
2019 시화호. 내면의 세계 안산 단원미술관
2017 Oid House. 그라다썸 갤러리 인천
2012 삶의 지혜 KASF (코리아아트썸머페스티벌) SETEC. 서울
2011 삶의 지혜 KASF (코리아아트썸머페스티벌) SETEC. 서울
2008 령(靈) Souls 갤러리 나우 서울
사이버 개인전
2020 넋 riwphoto.com
2004 양수리의 아침 riwphoto.com
1998 시화호 riwphoto.com
1996 입적일가 riwphoto.com
교류전
1997 동북아시아사진교류전 훗가이도 동천갤러리 일본
1996 동북아시아사진교류전 훗가이도 동천갤러리 일본
1995 동북아시아사진교류전 훗가이도 동천갤러리 일본
초청전
2011 Madein 뉴욕전 크로싱 아트갤러리 뉴욕
2011 하늘꽃별자리전 갤러리 스카이연 서울
2018 부산 국제사진제 초대전시회
출판 및 출품
2018 시화호. 내면의 세계 출판
2009 령(靈)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출품
2008 령(靈) 출판
경력
2012 전 사)환경미래연구소 녹색학교 융합사진예술부 교수
정리: 은 효 진 (편집인겸발행인 )